2010년 2월 9일 화요일, 오늘의 주요 신문사설&칼럼

 

 

 

* 일러두기 : 이 자료는 교육용으로 쓰기 위해 편집한 것이며 상업적 목적은 일절 없습니다. 선정된 사설의 정치적 성향은 본인의 성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 오늘의 주요 신문사설

 

[한국일보 사설-20100209화] 정치일정에 짜맞추는 시·군 통합

 

시ㆍ군ㆍ구 지방자치단체 통합이 주민의견 존중이라는 원래 방침과 달리 정부 일정에 따라 강행되고 있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6ㆍ2지방선거 일정으로 인해 이 달 안에 관련 법령 제정이 필요한 상황이어서 결과를 설정해놓고 과정을 독촉해 가는 모양이다. 여론조사와 지방의회 의결을 거친 뒤, 찬반에 뚜렷한 다수가 없을 경우 주민투표를 시행한다는 행정안전부의 약속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됐다.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 주말 충북도청을 방문해 '청주ㆍ청원 통합 담화문'을 발표, "지방교부세 2,523억원, 절감예산 1,957억원을 청원군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각서나 약속어음'이라도 쓰겠다며, 청원군 의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현재 청원군 의회는 의원 12명(여 7, 야 5) 가운데 11명이 통합반대특별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또 의회의결 전 정부 여론조사에서도 청원군에선 찬성이 50%를 넘지 못했다. 행안부의 자율통합 전제조건에 명백히 미달하는 비율이다.

 

정부가 통합의 원칙과 그 절차를 밝혔다면 당연히 지켜야 한다. 주민의사를 수렴하는 척하다가 여의치 않다고 편법을 꺼내 강요하니 누가 정부를 믿겠는가. '쇠사슬 의회'로 이름을 떨친 경기 성남시의 경우 '지방의회 의결을 감안하여 주민투표를 하겠다'는 방침을 무시하고 지방의회 의결을 주민투표를 대신하는 결정사안으로 만드는 바람에 그 난리를 친 것이 아니었던가. 거꾸로 청원군에선 지방의회 결정을 무의미하다고 해야 할 상황이다.

 

일부 지자체들의 통합은 행정ㆍ사회ㆍ경제적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있는 만큼 추진할 필요가 있으나, 주민들의 신뢰가 선행되어야 한다. 현재 통합이 진행 중인 4곳 가운데 경남 마산ㆍ창원ㆍ진해의 경우 모든 지방의회가 무난하게 승인을 했다. 경기 성남ㆍ하남ㆍ광주의 경우 성남시는 주민투표를 하는 게 원칙이다. 청주ㆍ청원의 경우 반대여론이 높은 청원군은 주민투표가 필수적이다. 정치적 필요에 의해서, 또는 6ㆍ2지방선거 일정에 맞추느라 무리하게 추진하면 뒷감당이 어려워질 게 분명하다.

 

 

[한겨레신문 사설-20100209화] 문화방송까지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려는가

 

<한국방송>에 이어 <문화방송>까지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려는 시도가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엄기영 사장이 전격 사퇴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문화방송의 최대 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어제 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위해 그동안 유지돼온 ‘사장의 이사 추천 뒤 추인’이라는 관행을 간단히 짓밟았다. 야당 쪽 이사들이 불참한 가운데 이사회를 열어 문화방송 보도·제작·편성 본부장을 맡을 이사진을 일방 결정한 것이다. 엄 사장을 제쳐놓고 직접 방송의 핵심을 통제하겠다는 노골적인 의사 표시다. 엄 사장이 이에 반발해 사퇴 뜻을 밝히자 방문진은 즉각 수리했다. 방문진의 이번 조처가 엄 사장을 몰아내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만하다.

 

이제 방문진은 문화방송을 완전히 손안에 넣을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큰 착각이다. 문화방송 노조는 즉각 새로 뽑힌 이사들의 출근을 저지하는 한편 총파업 준비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도 성명을 내어 연대투쟁을 선언했다. 언론시민단체들도 “공영방송 편성·제작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를 좌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제 문화방송을 정권의 나팔수로 만들려는 악질적 시도에 맞서 방송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싸움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친정부 세력이 주도하는 방문진이 문화방송을 직접 주무르게 되면, 우리의 공영방송은 모두 군사독재 시절로 퇴행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 참모 출신 인사가 사장으로 들어선 이후 노골적으로 정부 선전에 나서고 있는 한국방송의 현실은 그 좋은 증거다. 방송의 핵심인 보도·제작 책임자가 정부 입맛대로 구성되면, 구성원들이 아무리 반발하더라도 문화방송 역시 한국방송의 전철을 밟기 쉽다. ‘피디수첩’을 비롯해 정부 쪽이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시사 프로그램들이 위기에 처할 것이고,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뉴스는 사라질 게 뻔하다.

 

정부의 방송 장악 기도는 건전한 비판을 생명으로 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부정이나 다름없다. 정부가 민주주의를 존중한다면 문화방송 장악 기도를 포기해야 한다. 정작 물러나야 할 사람은 엄기영 사장이 아니라 김우룡 이사장을 포함한 방문진의 친정부 이사들이다. 그들이 자리를 지키며 문화방송을 직접 통제하는 한 누가 사장이 되더라도 방송의 독립성은 보장되지 않을 것이다.

 

 

[동아일보 사설-20100209화] 南이 北 체제전복 책동한다는 적반하장

 

금강산과 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실무회담이 열린 어제 북한의 인민보안성과 국가안전보위부가 발표한 성명이 가관이다. 이들은 “남측의 반(反)공화국(북한) 체제 전복 시도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며 “반공화국 광신자들을 짓뭉개버리겠다”고 외쳤다. 북한이 지난달 15일 우리가 주기로 한 옥수수 1만 t을 받겠다고 밝힌 직후 국방위원회 명의로 ‘남조선 당국자들의 본거지를 날려 보내기 위한 보복성전’을 예고한 것과 닮은 강온(强穩)전술로 보인다. 지난달에는 ‘우리 정부가 북한 급변사태에 대비한 비상계획을 만들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를 문제 삼았지만 이번에는 핵 폐기 요구, 서해 북방한계선(NLL), 대북(對北) 전단 등을 시비 대상으로 삼았다.

 

이런 행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북한을 제대로 장악하고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 같은 날 상반된 방향성을 드러내는 사례가 반복되는 것은 그의 권력에 문제가 생겼거나 최소한 북한의 대남정책이 우왕좌왕한다는 판단을 하게 만든다. 강경파 군부와 남한의 경제적 지원을 노리고 대화를 원하는 온건세력의 대립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2008년 여름 뇌출혈로 쓰러진 뒤 위기에 빠졌다. 올 들어서는 화폐개혁 후유증으로 혼란이 심각하다. 우리가 북한의 상황 변화에 대비하는 것은 당연한 대응이다. 지금도 매년 2000여 명의 탈북자가 남한으로 몰려온다. 북한의 위기가 극심해져 수만, 수십만 명의 탈북 행렬이 이어질 가능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 우려를 체제전복 책동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도둑이 몽둥이를 드는 격이다.

 

북한이 체제전복 시도 사례로 열거한 상황도 귀책사유가 북한에 있다. 북한은 탈북자들을 ‘인간쓰레기’라고 매도했다. 그렇다면 김 위원장이 “인민들이 강냉이밥을 먹고 있는 것이 가장 가슴 아프다. 내가 할 일은 인민들에게 흰쌀밥을 먹이고 밀가루빵과 칼제비국(칼국수)을 마음껏 먹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는 1일자 노동신문 보도는 뭔가. 북한 당국자들이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빵과 자유를 찾아 나선 탈북자들을 욕할 게 아니라 부끄러움을 느껴야 한다. 북한이 정상 국가로 탈바꿈한다면 세계의 어느 누가 북한을 위험집단으로 보겠는가. 남한에 책임을 떠넘기는 억지 공세로는 내부 혼란을 감출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조선일보 사설-20100209화] 세계적 제약회사 가진 나라가 진짜 强國이다

 

정부가 국내 제약산업 연구개발(R&D)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안에 300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한 뒤 5년 안에 펀드를 2조원으로 늘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약산업 연구개발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을 현재 3~6%에서 20%(중소 제약사는 30%)로 올리는 것과 함께 제약기업 간 인수·합병(M&A), 전문 연구인력 양성, 신약(新藥)개발 클러스터 조성 등등의 대책을 내놨다. 제약분야에서도 삼성전자처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을 배출하고 앞으로 30년간 첨단 신약 16개를 개발한다는 목표다.

 

그러나 세계적인 제약회사를 키워내는 것은 산을 만들고 바다를 파는 것처럼 긴 세월을 필요로 한다. 작은 알약 하나에 세계 최고 수준의 의학·생물학·분자화학 지식이 녹아들어 있는 게 제약산업의 특징이다. 세계적 제약회사들은 신약 하나를 개발하는 데 보통 3억~10억달러의 투자비를 쏟아넣는다. 약 하나를 개발해 임상(臨床)시험까지 마치는 데 10~15년의 세월이 소요된다. 실험실에서 1만개의 화합물(化合物)을 찾아내도 그중 신약이 될 수 있는 것은 1~2개뿐이다. 성공률이 0.001~ 0.002%밖에 안 된다.

 

국내 10대 제약회사의 2008년 연구개발 투자는 모두 합쳐 3080억원이다. 세계 1위 화이자 한 기업이 연구개발에 쏟아부은 8조2500억원의 3.7%에 지나지 않는다. 800개가 넘는 국내 제약회사 대부분은 복제약이나 건강보조식품을 만드는 것으로 수지를 맞추고 있다. 신약 개발은 꿈도 꾸지 못한다. 신약 개발에 나섰던 몇몇 회사들도 임상시험 초기 단계에 외국 회사에 기술을 넘겨 로열티를 받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신약개발비의 85%가 들어가는 임상시험 비용도 문제지만 설령 독자적으로 신약을 내놓더라도 전 세계 의사들이 그 약을 처방할 가능성이 없기 때문이다.

 

세계적 제약회사를 갖고 있는 나라가 진정한 강국(强國)이라는 말이 있다. 세계 10대 제약회사의 국적은 미국 5개, 영국 2개, 스위스 2개, 프랑스 1개다. 독일 바이엘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일본이 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라지만 세계의 유명 병원에서 일본산 약을 처방하는 곳은 없다. 한국 제약산업의 발달은 조급증(躁急症)을 내기보다 앞으로 50년, 100년을 바라보면서 꾸준히 기초과학을 육성하고, 정부·기업이 연구개발과 투자를 분담 또는 병행해가며 체력(體力)을 키워나갈 때 현실화될 수 있다.

 

 

[서울신문 사설-20100209화] 재외동포 납치·피살 특단의 안전대책을

 

필리핀, 과테말라 등 치안부재로 범죄조직이 활개치는 나라에서 살고 있는 재외동포들이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한다. 필리핀에서는 지난해에만 한국인 100명 가운데 1.3명이 범죄 피해를 입었다는 게 경찰청의 통계다. 특히 한국인 관련 범죄 131건 가운데 살인, 강도, 강간, 납치, 행방불명 등 강력 사건이 71건을 차지했다. 과테말라에서 지난13개월 동안 청부살인과 강도 등으로 살해된 한국인은 8명이나 된다. 납치됐다가 돈을 내고 풀려난 교민들도 많다. 교민들이 강력범죄의 표적이 된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갈수록 피해가 늘어나는 것이 문제다. 사건이 발생하고 늑장대응을 하고 유야무야 끝나는 일이 반복된 탓이라고 본다.

 

현재 11만 5000명의 한국인이 체류하고 있는 필리핀의 경우 현지인들의 한국인 상대 범죄도 문제지만 한국인들에 의한 범죄가 최근 급격히 늘고 있다니 충격이다. 한국과 필리핀 경찰의 공조가 시급한 부분이다. 1만여 교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과테말라는 세계은행연구소가 조사한 치안조사에서 163위로 중미·카리브해 국가 중 꼴찌를 차지할 정도로 치안이 불안하다. 유엔인권발전프로그램의 보고서에 따르면 무기 소유가 합법인 과테말라에서 135만정의 무기가 유통되고 있으며 이중 약 80만정은 불법 무기다. 살인사건의 82%가 이들 무기에 의해 일어난다. 최근 한국인들이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고 한다.

 

교민들이 믿을 수 있는 곳이라고는 한국 대사관뿐이다. 하지만 현지 공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교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는 일뿐이다. 후속대책도 유야무야되다 보니 한국인들은 공격해도 보복이 따르지 않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범법자들이 한국교민을 더 이상 범죄대상으로 삼지 않는 방법은 국력에 맞는 한국인들의 대응력을 보여주는 것뿐이다. 안타까운 희생이 더 없도록 보다 강력한 안전대책을 당부한다.

 

 

[한국경제신문 사설-20100209화] 재외동포 납치·피살 특단의 안전대책을

 

필리핀, 과테말라 등 치안부재로 범죄조직이 활개치는 나라에서 살고 있는 재외동포들이 살인·강도 등 강력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한다. 필리핀에서는 지난해에만 한국인 100명 가운데 1.3명이 범죄 피해를 입었다는 게 경찰청의 통계다. 특히 한국인 관련 범죄 131건 가운데 살인, 강도, 강간, 납치, 행방불명 등 강력 사건이 71건을 차지했다. 과테말라에서 지난13개월 동안 청부살인과 강도 등으로 살해된 한국인은 8명이나 된다. 납치됐다가 돈을 내고 풀려난 교민들도 많다. 교민들이 강력범죄의 표적이 된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갈수록 피해가 늘어나는 것이 문제다. 사건이 발생하고 늑장대응을 하고 유야무야 끝나는 일이 반복된 탓이라고 본다.

 

현재 11만 5000명의 한국인이 체류하고 있는 필리핀의 경우 현지인들의 한국인 상대 범죄도 문제지만 한국인들에 의한 범죄가 최근 급격히 늘고 있다니 충격이다. 한국과 필리핀 경찰의 공조가 시급한 부분이다. 1만여 교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과테말라는 세계은행연구소가 조사한 치안조사에서 163위로 중미·카리브해 국가 중 꼴찌를 차지할 정도로 치안이 불안하다. 유엔인권발전프로그램의 보고서에 따르면 무기 소유가 합법인 과테말라에서 135만정의 무기가 유통되고 있으며 이중 약 80만정은 불법 무기다. 살인사건의 82%가 이들 무기에 의해 일어난다. 최근 한국인들이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고 한다.

 

교민들이 믿을 수 있는 곳이라고는 한국 대사관뿐이다. 하지만 현지 공관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교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는 일뿐이다. 후속대책도 유야무야되다 보니 한국인들은 공격해도 보복이 따르지 않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다. 범법자들이 한국교민을 더 이상 범죄대상으로 삼지 않는 방법은 국력에 맞는 한국인들의 대응력을 보여주는 것뿐이다. 안타까운 희생이 더 없도록 보다 강력한 안전대책을 당부한다.

 

 

[서울신문 사설-20100209화] 이제 금호 구조조정 속도 내야

 

오너 사재출연과 경영권을 놓고 이견을 보였던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그룹 일부 오너 간의 마찰이 해소됨으로써 금호그룹의 구조조정이 정상적으로 추진되게 됐다.

 

지주회사격인 석유화학도 종전 계획대로 자율 정상화가 가능해지고 채권단의 자금지원이 이뤄짐으로써 경영 정상화도 한층 속도를 내게 됐다. 특히 오너들이 기업사정에 밝은 계열사의 경영을 맡기로 한 것은 진일보한 조치로 경영권 마찰 해소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그룹은 지난해 말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을 통해 대주주의 사재출연을 약속했지만 한달이 넘도록 이행되지 않아 구조조정의 걸림돌이 돼왔다.

 

이는 오너 가족들 간의 불협화음이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졌다. 뒤늦게나마 오너의 사재출연 문제가 해결돼 금호그룹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돼 다행이다. 임직원들은 보수와 인원을 20%나 줄이고 한달간 무급으로 휴직하는 등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벌이고 있다.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은 경영권 회복을 위해 감내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였던 것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금호의 구조조정을 차질 없이 추진해 그룹을 하루빨리 정상화하는 것이다. 금호그룹이 경영난에 빠진 지 오래됐다. 구조조정이 지연되면 기업회생의 시기도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 사재출연을 계기로 금호그룹 오너와 임직원들은 '사즉생 생즉사'의 각오로 경영 정상화를 위해 뛰어야 한다.

 

채권단도 금호의 구조조정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지금처럼 경제가 어렵고 일자리 하나가 아쉬운 상황에서는 기업을 최대한 살리는 게 중요하다. 민유성 산업은행장이 "채권단 회의는 기업을 살리기 위한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러나 이 같은 채권단의 노력이 '도덕적 해이'를 낳아서는 곤란하다. 금호그룹 오너들은 기업을 살리기 위해 사재까지 출연하기로 한 이상 채권단과의 협조를 통해 구조조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 채권단도 권한행사에 급급하기보다 대주주와의 협상을 통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조조정이 원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간을 끌수록 금호 정상화가 그만큼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이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

 

 

* 오늘의 칼럼 읽기

 

[중앙일보 칼럼-분수대/신예리(논설위원)-20100209화] 말똥과 자동차

 

말은 하루에 똥을 11㎏이나 싼다. 마차가 주된 탈것이던 시절, 도시에선 악취가 코를 찔렀다. 뉴욕에서 집집마다 현관까지 높다란 계단을 쌓은 것도 인도에 넘쳐난 똥물 때문이었다. 말똥을 의제로 19세기 초 뉴욕에서 국제회의까지 열렸지만 해법을 찾지 못했다. 말똥과의 전쟁이 막을 내린 건 때마침 자동차가 양산되면서다.

 

자동차는 대신에 사고의 위험을 몰고 왔다. 사상 첫 자동차를 만든 사람이 사고도 첫 단추를 끼웠다. 18세기 중반 증기로 가는 세 바퀴 차를 만든 프랑스 공병 장교 니콜라 퀴뇨는 언덕길에서 시운전을 하다 벽을 들이받았다. 차내에 브레이크조차 없던 시절 얘기다.

 

업체 간 경쟁이 불붙으며 자동차는 점점 구색을 갖춰 나갔다. 그러나 안전을 위한 배려는 늘 뒷전이었다. 안전벨트만 해도 1950년 전후에야 도입됐다. ‘베트남전의 설계자’ 로버트 맥나마라 전 미국 국방장관이 ‘안전벨트의 설계자’로 나섰다. 군복을 벗고 포드로 자리를 옮긴 그는 충돌사고로 인한 부상과 사망을 줄이려면 항공기처럼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의 말에 따라 포드는 안전벨트를 옵션으로 제공하기 시작했지만 소비자 반응은 의외로 차가웠다. 자동차가 위험하단 인식을 심어준 탓이다. “맥나마라가 안전을 팔지 몰라도 시보레는 차를 판단 말이야!” 헨리 포드 2세는 대놓고 불평했다고 한다(스티븐 레빗 등, 『슈퍼괴짜경제학』).

 

변호사 출신 소비자운동가 랠프 네이더가 65년 출간한 『어떤 속도에서도 안전하지 않은 차(Unsafe at Any Speed)』가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 그는 날카로운 금속제 계기판, 헐렁하게 연결된 문짝 등 불안전한 구조 때문에 과속하지 않아도 사고 시 사상률이 높다고 폭로했다. 차가 너무 비싸지거나 포드 사례처럼 소비자들이 외면할까 봐 극도로 미온적인 업체들의 행태도 비판했다. 당시 차 한 대당 디자인 개선엔 700달러를 쓰면서 안전 보강엔 불과 23센트를 썼다는 지적이다.

 

이후 거세진 소비자들의 압력과 관련법 제정으로 자동차의 안전성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그런데 최근 도요타에 이어 혼다·포드 등이 줄줄이 리콜에 나서며 불안감이 다시금 높아졌다. 전자장치가 늘며 언제든 결함이 나올 수 있다는데 정확히 뭐가 문제인지 모르니 더 두렵다. 게다가 업체들은 여전히 안전보다 이익에 연연하는 모양새다. 못 미더운 자동차 대신 차라리 마차의 말똥 냄새가 속 편할지 모르겠다.

 

 

[경향신문 칼럼-여적/박성수(논설위원)-20100209화] 바둑 혈통

 

지난해 세상을 떠난 일본 프로기사 후지사와 슈코 9단은 ‘괴물기사’로 더 유명했다. 천하의 술꾼이고 온갖 잡기에 능했다. 술 취한 채 TV 생방송에 출연해 횡설수설하다 사라져 버리는가 하면, 경마에 빠져 대국료를 차압당하는 노름꾼이기도 했다. 우승상금으로 빚 잔치를 하고, 일본기원 허락도 없이 멋대로 단증을 발행하다 제명당하는 등 그야말로 거침없이 살다 간 인생이었다. 조훈현 9단도 어린시절 그의 꾐에 빠져 내기바둑을 두다 파문을 당한 일이 있었는데, 스승에게 쫓겨나 중국집에서 접시를 닦다 간신히 용서를 받았다. 조훈현 9단과 술 한 잔에 바둑 한 판 하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현해탄을 넘어와 회포를 푸는 등 호방한 성격도 화제를 뿌렸다. 암투병 중 출전했던 제1기 응씨배에서는 고목처럼 말라 서 있기도 힘들었지만 조훈현에게 “봐줄 수 없다”는 등 농을 걸며 킬킬거렸다는 일화도 남아 있다. 그러나 바둑만큼은 천재였다. 일본 최대 기전인 기성전을 6연패했고 명인, 천원, 왕좌 등 타이틀을 휩쓴 당대의 기재(棋才)였다.

 

일본에서 공부한 한국 프로기사 중 후지사와 9단 못지않은 기재를 꼽으라면 조훈현 9단과 조치훈 9단이다. 조훈현 9단은 아홉살 때 국내에서 입단한 후 일본 유학길에 올랐고, 조치훈 9단은 여섯살 때 일본으로 건너가 11세 때 프로에 입문했다. 조훈현 9단의 세계 최연소 입단 기록과 조치훈 9단의 일본 최연소 입단 기록은 지금까지 깨지지 않았다. 두 기사가 바둑계 정상에 올랐던 것도 이 같은 기재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바둑가문의 혈통을 이어받은 것일까. 후지사와 슈코 9단의 손녀이자 초등학교 5년생인 후지사와 리나가 프로로 입문하게 됐다는 소식이다. 올해 만 11세로 조치훈 9단의 입단보다 3개월 이르다고 한다. 이로써 일본 최연소 입단 기록이 42년 만에 깨지게 됐다. 리나의 아버지 가즈나리 8단도 현역 프로기사여서 3대 연속 프로기사 가문이란 기록도 세우게 됐다고 한다.일본바둑은 한때 세계바둑을 호령했지만, 요즘은 한국·중국 세에 밀려 기가 꺾인 느낌이다. 여류바둑도 미진한 성적으로 흔들린 지 오래다. 바둑은 가장 동양적인 게임으로 한·중·일 삼국이 균형을 유지해야 제격일 터이다. 리나의 등장으로 쇠락해 가는 일본바둑이 활력을 되찾길 기대해 본다.

 

 

[매일경제신문 칼럼-매경춘추/김평우(대한변호사협회장)-20100209화] 법관의 임기

 

우리나라 헌법 제105조 3항에 보면 `법관의 임기는 10년으로 하며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연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우리나라는 법관 임기제다.

 

그런데 법관이 임기직이란 사실을 아는 국민은 거의 없다. 이렇게 된 것은 연임이 거의 자동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좀 더 상세한 사정은 이렇다.

 

현재 2500여 명에 달하는 우리나라 법관들은 대부분 20대 후반 내지 30대 초반에 법관으로 임명돼 10년간 배석판사 또는 단독판사로 일하다가 형식적인 심사에서 연임 승인을 받아 계속 근무한다. 그러다가 두 번째 연임 시기를 전후해 퇴직하고 변호사로 개업한다. 다시 말해 평균 15년 내지 20년간 법관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해 변호사가 된다. 지난 20여 년간 연임을 신청한 법관 중 심사에서 탈락해 퇴임한 법관은 열 명도 안 된다. 한마디로 연임 성공률이 거의 99.9%다. 연임 성공률이 이렇게 높다 보니 법관 임기를 10년으로 정한 헌법 규정은 사실상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

 

원래 헌법이 법관 임기를 10년으로 정한 것은 법관 신분에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아울러 `연임할 수 있다`고 예외적으로 연임 허용 규정을 둔 것은 법관이 10년 임기를 마치고 재임명을 신청할 때 해당 법관이 그동안 국민에게 보인 사법서비스를 놓고 소비자인 국민 또는 그 국민을 대리한 변호사들에게 평가를 받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 평가에 따라 재임명 여부를 결정함으로써 국민에게 사법주권을 행사할 기회를 주고 이를 통해 민주주의 이념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게 보면 지난 수십 년간 법원이 연임 신청한 법관 99.9%를 재임명한 것은 헌법 정신과 거리가 있다.

 

이렇게 된 것은 법관 재임명 절차에 관한 법률이 제정돼 있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법원은 관행적으로 내부ㆍ자체 평가만 하고 은밀하게 재임명 여부를 심사해 결정한다. 법관을 재임명할 때는 미리 재임명 대상이 되는 법관 명단을 공개한 후 사법서비스의 소비자인 국민 또는 그 대리인인 변호사들에게 평가 의견을 물어야 한다. 그 외부 평가자료를 내부 평가자료와 종합해 최소한 하위 몇 % 정도는 재임명에서 탈락시키도록 하는 법률을 국회가 제정해야 헌법 정신에 맞는 법관 인사가 가능하지 않을까?

 
똑똑하게 화내는 12가지 방법!!

1. 다른 사람의 기분에 좌우되지 마라.
   침착함을 잃지 않을 때에야 비로소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의 공격에 대해서도 효과적으로 자신을 방어할 수 있다.  

2. 당당하게 말하라.
   공격자는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펼치지 못하는 사람들을 겨냥한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을 약하게 만들기에 싸우지 않고서도 쉽게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사냥감이 되지 않으려면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자세가 필요하다.  

3. 강박감에서 벗어나라.
   공격을 당했을 때 빠지게 되는 무력감. 이런 강박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심리적 안정을 되찾는 응급처치가 필요하다. 
   일단 어떤 사람에게 화가 났다면 심호흡을 한 후, 자신의 주위에 공간을 두며, 시간적 여유를 가져야 한다.  

4. 상대를 제풀에 지쳐 나가 떨어지게 하라.
   이를 위해 제시한 방법은 다음 세 가지다.
   첫째, 상대의 자극적인 말을 가슴에 담아두지 말고 무시하라. 
   둘째, 눈을 부릅뜨고 상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아무 말도 않는 것이다.  혹은 오히려 친근하게 웃어주는 것이다.
   셋째, 상대가 부주의하게 내뱉은 말이라면 아예 무시하고 잊어버리는 것. 
 
5. 화제를 바꿔라.
   신경에 거슬리는 상대의 말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완전히 다른 화제를 끄집어낸다.  

6. 한 마디로 받아쳐라.
   순발력 있고 재치 있는 반격을 위해 말을 많이 할 필요는 없다. 한 마디면 충분하다. 
   이때에도 상대를 제풀에 지쳐 나가떨어지게 하는 것을 겨냥해야 한다.
   “그래서 어쨌다는 거예요?”  또는 “아하, 그래!” 정도면 적당하다.  

7. 속셈을 드러내지 마라.
   나를 공격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라는 것을 상대에게 알려주려면 의미없는 말을 해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도 괜찮다.
   엉뚱한 속담을 인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8. 되물어서 독기를 빼라.
   나에게 상처를 주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상대에게 그 즉시 되물어라. 
   상대에게도 건설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다.  

9. 마음의 균형을 잃게 하라.
   상대의 의견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나서 자신의 의견을 단호하게 주장하는 것이다. 
   상대를 칭찬해 궁지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 
 
10. 감정적으로 받아 치지 말라.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라.
   상대의 공격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상대를 자세히 관찰하여 상대의 현재 상태를 있는 그대로 지적하라.  

11. 모욕적인 말은 저지하라.
   상대에게 나를 모욕했던 말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말하고 얼굴을 마주보며 사과를 요구하라. 
   한계를 명확히 설정하여 그런 식으로 취급하지 말라고 분명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12. 핵심을 명확하게 말하라.
   무엇이 나를 아프게 했고 무엇이 나를 화나게 했는지 간단명료하게 말하라. 
   상대와 대화의 규칙을 정해보는 것도 좋다.

+ Recent posts